26일에 출국이니 풀로 즐길 수 있는 날은 25일이 마지막이었다. 이곳 자체가 볼거리보단 쇼핑, 먹거리가 더 많은 곳인 것 같다. 내가 잘 몰라서 그럴 수도.. 여튼 25일이 되니 마땅히 할 것이 없었다. 무조건 10시에는 매일 체크아웃을 해야 하기 때문에.. 숙소를 나와 하카타역 타워레코드에 가기로 했다.


낮에 온 하카타역. 사람 엄청 많다. 안에는 사람 더 많다. 말 그대로 미어터짐. 연말+크리스마스라 더 그런 것 같았다. 의도치 않게 백화점 오픈 시간에 맞춰 가게 돼서… 개점 인사(?) 하는 직원들을 볼 수 있었다.

무인양품 매장 엄청 큼. 한 층이 다 무인양품이었다. 그리고 도큐핸즈? 그 매장은 몇 층에 걸쳐 있었다. 와우. 하지만 나는 눈가리개를 한 경주마처럼 타워레코드를 향해..

도차쿠!

역시 우치와의 나라.. 저기에 멘트 같은 걸 쓸 수 있나보다. 한국콘에서는 그냥 아예 얼굴이 인쇄돼서 굿즈 중 하나로 파니까.. 저렇게 커스텀할 수 있는 틀이 있는지 몰랐네. 한국에서도 저런 빈 우치와 파나? 무튼 신기했다. 우치와 케이스도 있음. 하긴 근데 비 오거나 이럼 안되니까.. 소중한 굿즈 젖으면 안되니까..

파르코점에서 한 번 해봤기 때문에 헤매지 않고 착착 잘 찾음. 규모는 그쪽이 더 크고 정리는 이쪽이 잘되어 있는 듯.. 근데 둘다 웬만한 건 다 있어서 아무데나 가도 될 것 같다.

감동의 쓰나미.. 하 다섯 명일 때 진작 덕질할걸.. 떡밥 퍼먹느라 정신없네.. 무튼 이렇게 코너가 따로 되어 있었고

료쿠샤카도 따로 있었다. Actor 앨범은 진짜 명반이지… 컨셉도 좋고 비주얼도 좋고 곡은 말할 것도 없고. 눈 감고 아무거나 눌러서 들어도 다 좋다. 료쿠샤카도 한국에서 앨범 구하기 어렵나? 흠 잘 모르겠다.

다섯이든 셋이든… 너네가 진짜 너무 좋다… 처음엔 어쩌고 저쩌고 했지만 결국 빠져버렸고 지금은 어쨌든 늦게라도 좋아할 수 있어서 기쁜 마음. (하지만 코디는 바꿔줬으면 해) 요즘엔 방송이나 인터뷰나 트위터나 라디오에서 뭐라고 얘기하는 건지 궁금해서 일본어를 다시 배워볼까 생각하고 있다. 료쿠샤카도 되게 좋아하는데 미세스는 뭔가 다른 느낌으로 좋다. 소년단을 처음 알게 됐을 때의 느낌과 아주 아주 비슷함. 난 한번 좋아하기 시작하면 정말 오랫동안 덕질하는 스타일이라.. 오래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본격적으로 얘네에 관심 갖기 시작한 2022 초여름에는 이렇게 빠지게 될 줄 몰랐는데. 같은 무대 영상을 몇십 번 봐도 질리질 않더라.. 소년단이 딱 그랬다. 마르고 닳도록 봐도 안 질렸고 지금도 그럼. 그리고 결국 입덕을 인정했더랬지.. 암튼 2023년에도 많이 활동해줬으면. 사진도 많이 올려주고 트윗도 많이 해줬으면! 10주년 이벤트들도 정규도 너무 기대된다. 무대도 많이 하겠지? 전부 챙겨보겠어요. 소년단하고 미세스 동시 덕질 가능할까? 무튼 열심히 벌고 열심히 덕질할게.. 2023년에는 꼭 홍백 나갈 수 있기를. 2023 홍백 보면서 응원하고 싶어..

암튼 주절주절 말이 많았는데 호시노겐 데뷔앨범을 발견. 뮨경씨가 부탁했던 바로 그 앨범! 장바구니에 담았다. 근데 앨범커버 호시노겐상.. 되게 작고 소중한 느낌인데?

바운디 앨범 들어볼 수 있는 코너가 있어서.. 아는 노래들이지만 괜히 한번 더 들어보았다. 근데 헤드폰으로 들어서 그런가? 훨씬 더 좋은 느낌. 똑같은 노래 타워레코드 나서면서 이어폰으로 들어보니까 느낌이 훨씬 덜했다.

나의 크리스마스 겸 새해 선물. 빨리 만나자. 보고 싶어.

아 알찼다. 알찬 타워레코드 쇼핑이었다. 사람 장난 아니게 많은 하카타역에서.. 사람에 낑겨 이코카 카드를 충전. 일본 교통비 비싸긴 비싸구나. 아무래도 환승이 안 되니까.



날씨가 좋아서 스미요시 신사에 갔다. 구글맵 리뷰에 보니까 도심 속 숲 같은 곳이라고 해서.. 비밀의 화원같은 느낌인 걸까 해서 찾아감. 하카타역에서 멀지 않다. 걸어서 갈 수 있다. 후쿠오카에 있으면서 갔던 장소들 중 여기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큰 도로 옆에 있는데도 조용하고, 새소리밖에 안 들리는 곳.



막 엄청 화려하고 그런 건 아닌데, 조용하고 한적하다. 기도하러 오는 사람들도 조용조용.. 아 좋았다. 정말 좋았다. 다자이후에서 멋진 건물도 보고 하카타역이랑 후쿠오카 타워에서 화려한 일루미네이션도 봤는데 여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왠지 도코카데 히와 노보루를 듣고 싶은 하늘. 신사에서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가면서 들었는데 아 진짜 좋더라. 프라하에서는 미세스-소란지, 르세라핌-안티프래자일, 조유리-러버블/블랭크 네 곡을 반복해서 들었는데(특히 블랭크를 100번 이상 들었다. 블랭크만 틀면 프라하 거리가 생각날 정도) 이번 일본 여행에선 내내 뉴진스 ditto를 들었다. 정말 주구장창 이것만 들었다. 근데 이 신사를 나서면서 도코카데 히와 노보루가 흘러나오던 그 순간이 더 선명하게 기억이 난다. 어쩜 이런 노래를 썼을까? 이렇게 하면 내가 안 좋아할 수가 없잖아.


아점을 뭘 먹을까 고민하다 고등어를 먹으러 가기로 했다.

아니… 본점까지 갔는데 가게가 안 열려 있었다.. 고마사바 먹을 생각에 신나 있었는데. 하카타역에 분점이 있다고 해서… 다시 하카타역으로 돌아갔다. 아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하카타역에서 먹는 건데. 본점 와보고 싶어서 왔더니 이런 일이.



버스 타고 하카타역으로 되돌아왔다. 복잡해서 가게를 찾을 수 있을까 했는데.. 어떻게 어떻게 하다 보니 잘 찾아서 들어갔다. 웨이팅 리스트에 이름을 적고 기다리면 불러 준다. 한국어 메뉴도 있어서 쉽게 주문할 수 있다. 마지막 날인데 돈도 좀 남고 해서 무려 1880엔짜리 주문! 기대하며 기다리다 보면 메뉴가 나온다.

이 영롱한 자태를 보라… 참깨소스를 얹어서 먹는 건데 정말. 정말 끝내준다.. 회라면 사족을 못 쓰는데 너무너무 맛있었다. 회도 신선하고 참깨소스를 더해 먹는다는게 독특했다. 저 무조림 같은게 반찬으로 나왔는데.. 여긴 왜 반찬까지 맛있는걸까. 국도 맛있고. 후쿠오카 다시 간다면 여기부터 갈 거다. 헛걸음 한 게 싹 잊혀질 만큼 훌륭했다.

먹고 나왔는데도 2시 (캡슐 체크인 시간)가 안 되어 하카타역을 돌아다녔다. 그러다가 편의점에서 칼로리 메이트를 발견. 얼마전 미세스가 광고하는 걸 봐서 반가운 마음에 하나 집었다. 사실 칼로리 메이트가 뭔지도 잘 몰랐다. 그냥 광고한다니까 하나 사봤다. 영양 쿠키 같은 건가? 처음이니까 무난하게 초코맛으로. 보쿠노코토 오케스트라 버전도 좋았고 중간중간 카메오처럼 슬쩍 등장하는 멤버들도 귀여워서 좋아하는 광고. 특히 와카이 비주얼이… 좋다. 머리 만져주는 모토키도 귀여워! 말 나온 김에 한 번 더 봐야지.



할 일도 없고. 커피나 마셔볼까? 하카타역 도토루 커피에 앉았다. 잔돈이나 쓰자 싶어 동전으로 결제. 아이스커피 한 잔 주문했다. 퀸 아망이나 애플파이도 하나 먹을걸 그랬다. 사진 보니 맛있어 보이네. 암튼 나의 첫 도토루 커피! 그냥그낭 아아메.

좋았던 건, 이렇게 칸막이가 되어 있어서 독서실 같은 느낌이라는 것. 의자를 움직일 수 없다는 점은 불편했다. 따뜻한 데에 앉아서 여유롭게 커피. 좋았다.


뿌듯하게 칼로리 메이트와도 한 컷. 핸드폰 충전하면서 트위터 들어가니 이런 귀여운 트윗이.



숙소 체크인 시간이 되어 도토루에서 나왔다. 하카타역 버스정류장에서 3번 버스를 탔다. 도초지를 지나치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 아쉬운 마음을 담아 버스에서 사진 한 컷. 너무 마음에 들었던 곳이라 떠나려니 아쉬웠다.



숙소 앞에서 내렸다. 이대로 들어가긴 아쉬워 편의점에 들렀다. 내일 한국에 돌아간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엊그제 먹었던 푸딩이 먹고 싶어졌다. 막상 편의점 들어가니 푸딩 종류가 너무 많아서 뭘 골라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그래서 그냥 지난번에 먹었던 걸로 골랐다. 푸딩같은거 평소에 먹지도 않으면서 두 번이나 사 먹고 난리.

낮잠을 자고 저녁쯤 나왔다. 마지막 식사. 뭘로 할까 하다가 규카츠로 골랐다. 오사카에서 규카츠를 먹어본 적은 있는데, 돌에 구워 먹는 건 아니었다. 구워먹는 규카츠.. 궁금해졌다. 이때 딱 2500엔 정도가 남아 있었다. 요걸로 저녁 먹고 다음날은 간단하게 공항에 있는 편의점 가기로.

다리 위에 트리를 설치해 놨다. 그러고 보니 해외에서 맞는 크리스마스. 카메라도 가지고 나왔겠다 이따가 밥 먹고 오는 길에 산책 겸 들리기로. 먼저 사진을 한 장 찍어뒀다.

식당은 파르코백화점에 있다. 숙소가 나카스카와바타 역 6번 출구와 바로 연결돼 있어서 텐진역과 가장 가까운 출구로 잠깐 나갔다가, 다리를 건너고 다시 텐진역 지하철 출입구로 들어가 쭉 걷기만 하면 된다. 찬 바람 맞지 않고 갈 수 있어서 편했다. 백화점도 지하철역하고 바로 연결되어 있었고.

웨이팅이 있었다. 모토무라 규카츠라는 곳인데 유명한 곳인 것 같다. 한국인도 많았고 일본인들도 있었다. 한국어 메뉴판을 줘서 당황했다. 내가 보고 온 메뉴가 없었기 때문. 오차즈케 규카츠 세트를 먹고 싶었는데 한국어 메뉴엔 없었다. 직원에게 혹시 오차즈케 세트 있냐고 물어봤더니 있다고 했다. 보니까 일본어 메뉴판에만 있었다. 2000엔 들고 갔는데 1980엔. 럭키.

돌에 살짝 구워서 와사비 얹어 먹으면 됨. 맛있었다. 뭐랄까 보드라운 느낌? 고기 자체가 되게 부드럽다. 다른 소스도 있긴 있었는데 난 와사비 얹어 먹는 게 제일 맛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저 양배추 채.. 중간중간에 먹으니까 아주 밸런스가 좋았다. 양배추를 되게 많이 주네 했는데 먹다 보니 왜 주는지 알 것 같더라고. 암튼 마지막 식사로 괜찮은 선택이었다.


오차즈케는 처음부터 주지 않는다. 어느정도 먹었을 때 요청하면 따끈하게 가져다준다. 밥 양을 정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일본에서 오차즈케를 먹어본 적이 없어서 매우 설렜다. 가이드를 따라서 다시를 먼저 맛보고, 스다치를 넣어보고.. 암튼 저대로 따라했다. 국물은 뭐랄까.. 다시마+가쓰오부시 풍미가 있는. 그런 맛이었다. 그리고 양념이 같이 나왔는데, 명란 같이 생긴 것 아주 조금 넣었는데 맛이 엄청 진했다. 규카츠랑 오차즈케.. 궁합이 맞을까 했는데 생각보다 정말 잘 어울렸다. 다음에 먹을 일이 있다면 또 오차즈케 세트로 먹을 것 같다.

먹고 슬슬 걸어서 트리를 보러. 이게 텐진역 일루미네이션인가? 여튼 되게 화려했다. 일본 사람들 일루미네이션 되게 좋아하는구나. 핸드폰보다 카메라로 사진을 더 많이 찍었다. 일루미네이션 같은 거 찍을 때 카메라를 어떻게 만져야 하는지.. 아주 약간 터득해서 그대로 찍어봤는데 생각보다 잘 나왔다. 암튼 후쿠오카에서의 마지막 날. 조용하게 즐겼다. 다음날 12:30 비행기인데, 후쿠오카 공항에 요즘 사람이 많아 좀 일찍 가야 한다는 말을 들어서… 일찍 들어가 씻고 미리 짐 챙겨두기로.



일주일도 안 있었는데 그새 정들었다. 프라하는 보름을 있었는데도 남의 도시 같았는데. 이러니 저러니 해도 바로 옆 나라여서 그런가? 일본어 공부 좀 더 해서 와봐야지.

짐 정리를 했다. 쇼핑도 안 한 데다 짐도 없어서 정리할 것도 없었지만. 근데 가방이랑 옷이 죄다 새까맣네.

씻고 잠들었다. 마지막 날도 고요하게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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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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