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이런 식으로 메모장에 그날 할 것이나 갈 것을 동선에 맞게 입력해 둔다. 순서대로 클리어할 수 있도록. 그런데 25일에는 아무 일정도 적어두지 않았다. 그간 못 잤던 잠을 몰아 자느라 아무것도 못 했다. 문제의 그 숙소 체크아웃하고, 기타등등 이것저것 하고 숙소에 들어와서 딥슬립했는데, 그래도 사진을 찍어둔게 있으니 간단히 기록해 보기로 한다.
밤을 꼴딱 새고 그 숙소에 뒀던 옷을 버리고 오는 길. 호텔 체크아웃을 할까 고민했다. 예산을 벗어나도 한참 벗어나는 금액이었기 때문에. 너무 망설여져서 한인민박도 보고 뭐 다 봤는데, 일단 멘탈부터 정리하자 싶어서 일주일 내내 호텔에 있기로 했다.
옷은 물론 캐리어도 없고 그냥 아무것도 없었다. 다행히 알콜스왑이 남아 있어서 전자기기랑 각종 뜨겁게 살균할 수 없는 것들은 그걸로 꼼꼼히 문질러 닦았다. 근데 당장 속옷이니 양말이니 입고 잘 옷이니 하는 게 전혀 없어서…
바츨라프 광장 근처에 있은 프라이마크에 갔다. 스페인에 있을 때 갔던 곳인데 유럽 거의 전역에 있나보다. 꽤 저렴하고 큰 옷 쇼핑몰이다. 필요한 걸 샀다. 근데 도대체 여기 티셔츠들은 목이 왜 이렇게 파진 거야? 그리고 티셔츠에 어정쩡한 허리 라인은 또 뭐임..? 라인 들어간 옷 싫어해서 한 층 더 올라가서 남성복 매장을 둘러봤다. 얇고 따뜻한 니트류 가장 작은 사이즈 하니까 아주 약간 크지만 잘 맞는 것 같아서 남성용 니트랑 트레이닝복 바지, 입고 잘 기모 티셔츠를 샀다. 속옷 양말은 묶음으로 되어 있는 걸로 골랐고, 백팩도 하나 샀다. 캐리어를 사야 하나 고민했는데.. 넣을 게 없는데 캐리어를 사서 뭐함? ㅅㅂ 눈물나요. 프라이마크 쇼핑해서 트램타고 오는데 진심으로 너무 착잡했다.
방으로 곧장 돌아왔다. 깨끗하게 청소되어 있었다. 분명 암것도 못 먹었는데 너무 피곤하니까 배가 고픈지 어쩐지도 모르겠더라. 일단 깨끗이 씻고 누웠다. 티비 좀 켜서 이리저리 돌리는데 잠이 쏟아져서 기절.
일어나 보니 해질녘이었다. 마트를 가던지 근처 테이크아웃 식당에 들러서 뭐라도 사와야겠다 싶어 나왔다. 호텔 근처는 당연히 대형 마트 체인이 들어와 있다. 그란디오르 호텔 근처에는 albert, Lidl(맞나? 그 노란색 간판)이 있고 좀 걸어가면 Billa도 있다. 우선 가장 가까운 Lidl를 먼저 들렀다.
이 호텔은 물이 없다. 물을 사다 먹어야 한다. 이것저것 사서 돌아왔는데 물만 신경썼는지 빵을 안 사옴. 그걸 방까지 와서 알아차림 ㅠ 결국 다시 나갔다. 이번엔 billa까지 걸어가 보기로 했다.
시간은 그렇게 늦지 않았는데 해가 져서,,, 깜깜한 밤이 된 프라하. 그래도 호텔에 묵으니 좋긴 좋다. 돈이 좋긴 좋구나.
혹시 그란디오르 호텔에서 묵는데 마트를 가야 한다? 그러면 billa 강추. 좀 걸어야 되긴 하는데 10분 안쪽이고, 그 근방이 대부분 호텔이라 거리가 밝은 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물건 종류가 진짜 많다. 내가 골라서 샐러드 한 접시 만들 수 있는 샐러드바도 있어서 매우 훌륭. 즉석식품류 정말 잘 돼 있다. 채소류 소스류 과일류는 말할 것도 없고. 가격도 저렴하고.
이 빵은 토스트용 빵인데 딱 10개만 들어있다. 사이즈는 손바닥만함. 진짜 강추. 아니 뭐 빵이 대단히 맛있다는 건 아니고 그냥 간편해서 좋음. 밀봉도 가능하고.
여기 차 한 잔 뜨끈하게 타서 먹고 씻고 다시 기절. 그렇게 하루가 흘러갔다. 체력과 멘탈을 복구하기 위해 하루를 통으로 썼다. 휴…. 여행 일정이 길어서 망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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