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차~
진짜 일어날때마다 왤케.. 누구한테 맞은 느낌인지 모를 일 ㅠ 그래서 숙소 너무 싫지만 숙소서 좀 쉬기로 했다. 저녁 약속이 있어서 나가야 했는데, 이왕 나가는 김에 근처에 있는 CCCB에 가서 전시를 보기로 했다. 느지막하게 나가서 버스를 타고 슝 왔다. 생각해 보니 바르셀로나에서 전철 탄 것이 세 번도 안 된다. 난 전철이 싫어..
음. 재밌는 전시들이 열리고 있다. 입구로 쭉 내려가서 미리 준비해온 아트티켓을 보여주면 티켓을 끊어준다. 듀근듀근!
게임플레이 전시부터 보고 페미니즘 전시를 보기로 했다. 전자가 2층, 후자가 3층에서 하고 있어가지구.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는 건 없었지만 신기했다. 난 게임을 잘 안해서 뭐가 뭔지 잘 모르지만. 나는 게임을 정말 별로 안했는데, 초등학교 때 네이버 게임랜드에서 마리오 하고.. 소닉 하고.. 눈빛보내기도 했고. 뭐 어떤 게임에 푹 빠져본 적은 없다. 동물농장인가 그거는 별로 안좋아했고(컨셉이 별로..) 파니룸도 별로.. 테일즈런너나 크레이지 아케이드 정도는 이거야 뭐 국민게임이니까. 이거는 했다. 근데 레벨 7도 되기 전에 다 질려서 관둠. 아무튼 이렇게 짧은 게임 지식을 가진 내게 이 전시는 좀 어려웠지만? 재밌었던. 그런 전시. 마리오랑 옛날 게임 많이 얘기해줘서 고마웟어요..^^
사진은 마리오 게임 화면이랑 옆에 슬랩스틱 코미디 화면인데, 마리오 게임 화면이랑 똑같이 사람이 움직인다. ㅋㅋㅋ 재밌어.
휴 그리고 이건..^^ 지난학기 날 빡치게 했던 알고리즘.. 정확히는 이 알고리즘이 날 빡치게 하진 않았고. 팀이 진짜 엿같았던 건데 아무튼 그때 이후로 게임 알고리즘의 ㄱ자도 보기 싫어졌다고요. 좀 더 안다고 개같이 굴길래 겜 관련한 논문 탈탈 털어 읽고 많은 게임들을 다운받아서 실행해봤던 기억이. 그때 기억이 나서 찍었다. 개인적인 감정과는 무관하게 상당히 흥미로운 분야인 건 확실하다.
주제가 게임이다보니, 실제로 게임기를 설치해놓고 사람들이 게임을 실행해보고,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된 전시. 많은 사람들이 게임기를 집어들고 게임에 몰두하고 있었다. 다들 몰입 상태에 있는 것 같았다. 주변의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는 ㅋㅋㅋ 다들 초집중하고 있었다. 나도 몇 개 해 봤는데, 역시 게임엔 영 소질이 없더이다...
아니 전시 보고 있는데 갑자기 최태성 선생님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국의 모습이 담긴 전시. 저 사람들은 자기 얼굴이 지구 반대편에 걸려 있는 걸 알까?
킵 플레잉 이라는 문구를 마지막으로 전시가 끝나고, 나는 3층으로 이동~~~~ 슝
내가 트윗에도 올렸던. 사실 여성과 예술 수업을 듣기도 했고, 현대미술을 배우면서 페미니즘 아트를 배웠었다. 신디셔먼이나 올랑 같은 작가들을 주제로 글을 기고하기도 했었다. 그래서 좀 더 궁금했다. 내가 모르는 다른 작가들은 어떤 작품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
주디 시카고, 올랑, 애나 멘디에타, 캐롤리 쉬니만 등 아는 이름들을 찾아볼 수 있었는데, 모르는 작가들이 훨씬 더 많았다. 전시는 총 4-5개의 테마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구성이 좋았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여성에 대한 얘기들을 하고 있었다. 다리를 벌리고 앉는 남성들 사진이랑, 치마를 입고 다리를 오므리고 있는 여성의 사진, 그리고 다리를 오므리고 있는 남성 사진을 붙여 놓은 작품도 있었는데 사회가 여성에게 기대하는 모습들을 비판하고 깨려는 움직임이 정말 오래 전부터 있었구나 하는 걸 다시 느꼈다. 또 나를 포함해 많은 여성들이 남성 중심적인 이 사회로부터 요구받는 그 거지 같은 '여성스러움' 이라는 것이 얼마나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는지. 기득권층이 자신들의 것을 지키기 위해서 말도 안 되는 것들을, 마치 말이 되는 것처럼 포장해 왔다는 것이.. 그리고 그것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개탄스러웠다.
아무튼간 한국에서도 오히려 남성들이 여성의 신체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임신중절, 생리 등등에 대해) 참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다. 여성이 자신들의 몸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권리를 왜 앗아가는지. 그저 한심하고 또 한심할 따름이다.
한국에선 페미니즘을 정신병이라 한다. 참 암울하다. 한국은 정말 아직도 멀었다. 갈길이 멀다. 페미니즘 이야기라면 듣지도 않으려 하는 사람들이 요즘은 그나마 좀 줄었지만 아직도 태반이다. 여성에 관련된 기사를 쓴 기자는 댓글창에서 '000기자야. 메갈년이냐?' / '역시 꼴페미언론ㅋㅋ 000 알만하다' 라는 욕을 먹는다. 아직도 여자들 몸에 대해 남자들 목소리가 더 크고, 여자들이 그렇게 죽어나가는데도 이 사회는 일말의.. 정말정말 조금의 관심도 없는 듯하다. 미래가 없다는 얘기를 하기는 싫지만 정말, 미래가 없다는 말로밖엔 설명이 안 되는 한국 사회. 불법촬영물을 유작이라며 사이트서 돌려 보고, 성희롱이나 성폭행을 폭로할 때면 꽃뱀이라며 몰아가는 한국 사회는 미쳐버린 사회다. 인간의 탈을 쓴 금수들이 사는 곳. 아니 짐승도 이러진 않을 테다.
그래 물론. 여기도 똑같을 거다. 여기도 여자들이 목소릴 내고, 이러저러한 걸 하는 것에 대해서 분명 달갑지 않게 생각할 거다. 그치만 여긴 적어도 이야기는 할 수 있는 것 같다. (내가 느끼기엔.) 불법촬영 스티커 하나에도 발광하는 한국 사회에서 이런 전시, 이런 코너가 마련될 수 있을까? 마련될 수는 있겠지만 꼴페미, 메갈년, 쿵쾅이라는 근본 없는 개지랄은 피해갈 수 없을 거다.
내가 갔을 땐 전시를 보는 나이 지긋한 부부들이 참 많았다. 물론 여성들이 더 많았지만 작품을 보는 사람들 중에는 젊은 남자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자꾸만 비교하게 되더라. 여기 이곳 여자들의 삶도 만만치 않겠지만, 한국과 여기를. 자꾸만 비교하며 착잡해지는 마음을 어쩔 수가 없었다.
아무튼 좋은 전시였다.
내가 쓴 아트티켓 한 장 찰칵!!!! 작품 보는 걸 좋아한다면 꼭 챙겨와야 할 것.
내가 좋아하는 일본 싱어송라이터 아이묭. 잡지 메인이길래 반가워서!
아뉘 그리고이 에코백 겁나 갖고 싶었거든요?!!!?!! 아놔 근데 넘비싼거임 (내기준) ㅠ 하........ 슬프다 슬퍼 돈 왕창 벌어가서 미술관 굿즈 다 털어 오는 삶 살아야지 증말 서러워서 엉엉!!!!!!!!!!!!!!!!!!
오늘은 넘 늦었구~ 다음에 올 MACBA! 기다료라~
근처가 약속 장소여서 좀 기다렸다! 바르셀로나에 왔다면 응당 먹어 주어야 하는 것! 바로 빠에야 헤헤
하지만 기본 2인분인 집이 많아서 양말쒸한테 함께 먹자고 했다! 다섯 개 정도 리스트를 보냈는데 여기로 결정. 한국인은 정말 코빼기도 찾아볼 수 없지만 빠에야 맛집이었다. 한국인을 찾아볼 수 없어서.. 더 조았다......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집 같았다.
나는 샹그리아를 시켰는데 도수 왤케 높아여..? 빨대 세 번 쪼롭 하고 앞에 있는 양말쒸 얼굴이 어지럽게 일렁거려서(??) 고만 먹었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이 술찌를 어떠케 해여ㅠ
타파스를 두 개 시켰는데 조개랑 소시지! 여기 가면 소시지를 먹어야 합니다... 왜냐면...
이 하얀색 소스가 진짜 저세상 맛이거든요.... 내적울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마쉿서요. 진짜!!
그리고 나온 대망의 빠에야.. 먹물 빠에야를 시켰는디 아니! 너무 짠거임 ㅠ 첨엔 짠지 모르고 허버허버 먹다가 (맛은 진짜 좋음) 뒤늦게 올라오는 이 짠맛은 뭐죠? ㅠ 결국 물 한통을 시켜 꼴꼴 먹엇답니다앙.... 하지만 양말쒸는 딱 맞다고 했고... 나는 짠맛을 느낀 그 순간부터 깨작대기 시작함ㅋㅋ
하지만 맛은 진짜 좋았다! 소금은 조금 덜 넣어달라고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빠에야 또 먹고시퍼.. 하지만 혼자 하는 여행이라.. 가취 먹어줄 사람이 없써용 엉엉. 아무튼 여기 진짜 마쉿고.. 돈만있음 두번갔을거야... 돈을 많이 벌어서 또와야지. 타파스 열일곱개 시키는 멋진 사람 되어야지. (..)
술 세 번 쪼롭 해놓고 그래도 술 먹었다고 얼굴 새빨개져서 아스크림 먹으러 옴. 알콜이 쨰꼼이라도 들어가면 찬 걸 먹어줘야 하거등요? 갑자기 윤이와 술먹고... 베라 가서 아수쿠림 먹었던 거 생각나내요,,, 머쓱머쓱~ 그때도 한 잔 다 못먹었던 기억이~
맥날 아스크림인데 원래 맥도날드 저렇게 콘으로 주나요??????? 왜 난 첨보지.. 음 그리고 아이스크림 개달다. 진짜. 너무달아.
첫 T10 다 썼당~~ 티텐 한장 더 샀다. 헤헤. 일주일 있을거니까 넉넉히 있어야 함!
지금 일기 쓰는데 이 집에 있는 멈머가 수다듬 해달라고 자꾸 옆에서 낑낑댐.. 아놔 이쉬끼.. 귀엽네. 언니가(남자앤지 여자앤지 모르지만 무조건 언니라고 하는 사람) 수다둠 해줄게 욘석!
일기 급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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